나의 이야기

소방 해체를 막아주십시오!

몽유도원 2014. 5. 30. 10:37



현장에 있는 소방관입니다. 너무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져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소방조직은 '비정상의 지속화'로 가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이 입법예고됩니다.(아래 그림)

언론에서 소방서장이 재난발생시 경찰과 군을 지휘할 수 있다 라고 계속 방송되는데..

정작 묵묵히 일 잘해온 소방이 해경과 같이 1계급 강등, 없어지면서 해체 흡수되고,

국민은 과거 그대로 시도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차별적인 소방안전서비스를 계속 받는다는 말은 없더군요.

 

지금도 재난이 터져서 소방에서 긴급구조통제단이라는 현장본부를 만들면, 군, 경찰, 한전, KT,

병원, 보건소 등 재난과 관련되어 있는 긴급구조'지원'기관은 소방에 협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언론에 국민들과 현장에 있는 소방관들이 좋아할만한 내용만 흘렸는지 모르지만,

소방관과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아래에 있는 그림이 곧 발표될 국가안전처의 대략적인 조직도입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무능력한 행정위주의 재난대응체계 관련부서인 안전행정부의 안전관리본부와 소방방재청의 방재담당공무원(재난전문가라고는 손꼽히는) 부서가 지금 보이시는 소방본부와 해양안전본부를 제외한 3개정도의 본부에 이변이 없는 이상 그대로 가지 않을까요?

 

이것이 기존의 정부조직과 이름만 다르지 뭐가 다릅니까? 정작 소방관의 최고 계급인 소방총감은 없애버리고 제복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이유가 과연 무엇입니까?

 

소방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러시는겁니까? 과연 행정직 관료분들에게 소방은 취임식 때 의자닦는 소방관으로 밖에 안보이십니까!! 안전행정부의 영문명 안전이 Safety가 아니고 Security를 사용하시는 것만 봐도 국민이 생각하는 "안전"과 정부가 생각하는 "안전"이 얼마나 다른지 알겠습니다.

 

군인, 경찰관, 소방관은...정말 "사기(士氣)"가 생명입니다.

 

재난현장의 최일선에서 목숨걸고 불길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경찰청장급의 치안총감 계급을 없애고, 군의 참모총장 계급을 없애면...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깁니까? 제복을 입고 있는 일선의 소방관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누가 지휘를 받겠습니까?

 

현장 소방관들은 대구지하철 화재사고가 나면서 2004년 최초 재난관리 전담기구 소방방재청이 만들어지면서 부족한 인력, 장비 이야기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소방의 이미지는 '노후화된 장비'와 '부족한 인력','매맞는 소방관'으로 대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금의 국가안전처 신설에 대해서도 별 기대는 안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습니까? 얼마나 답답하면 일개 소방관이 이런 글을 올리겠습니까?

 

지금이라도 국가안전처장이나 차장에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소방관이 임명되어 지휘할 수 있게 해주시고, 더 이상 부족한 인력, 장비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로 고르게 안전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국가안전처 조직에 해경(1만여)은 국가직이고, 소방(4만여)은 지방직인거..아이러니 아닙니까? 해양에서 사고나면 국가재난이고 육상에서 사고나면 지방재난입니까?

(참고, 경찰(10만)은 국가직, 기획재정부에서 4만여 인력을 감당할 예산이 없다고 하는데..경찰은 되고 소방은 안됩니까?)

 

그 나라의 안전을 보면, 그 나라의 품격을 알 수 있습니다.

 

단언컨데, 국가개조와 국가안전처의 시작은 관료사회가 재난현장중심 소방조직을

재난전문조직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아고라 청원만큼은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119소방의 119가 되주십시오.

 

널리 알려주십시오.

 

- 현장에서 소방관이 국민께 드림.



소방방재청 폐지 추진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입장 및 현안 브리핑

장병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201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