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왕 온 김에 사진 한번 찍자. 다 오라고 해! - 길환영 세월호 구조 현장에서

몽유도원 2014. 5. 27. 23:22



박광온 대변인, 오후 현안브리핑


□ 일시: 2014년 5월 27일 오후 2시 10분

□ 장소: 국회 정론관


■ 길환영 KBS 사장 세월호 기념촬영, 국민이 용서할까? 


“이왕 온 김에 사진 한번 찍자. 다 오라고 해!” 


저는 KBS 노조특보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 이 말은 길환영 KBS 사장이 세월호 참사 구조 현장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KBS 노보에 따르면 길환영 KBS 사장은 세월호 참사 나흘째인 지난달 19일 오전, 팽목항 바다의 KBS 임시 방송센터를 방문해서 취재진을 격려한 다음에, 세월호의 위치를 표시하는 대형 부표인 공기주머니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고 한다. 


사진촬영에는 KBS 본사의 국장급 이상 간부와 부장, 지역 국장, 수행비서를 포함해 15명 가량이 함께 했다. 일부 직원은 참사의 분위기, 또 현장구조 작업의 상황을 감안해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사장의 요청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장 전속 촬영기사가 동행하지 않아서 한 국장급 인사가 휴대전화로 사진촬영을 했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 한다. 관광지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그대로다. 


이는 상식과 윤리에 어긋난다. 가족과 국민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가 커지고 국민들의 아픔을 더하게 한데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KBS사장이기도 하다. 


분노와 슬픔의 현장을 구경거리로 기념하는 길환영 사장의 모습에서 절망스러운 KBS의 모습을 보게 된다. 


길환영 KBS사장은 더이상 KBS 사장 자리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한다. KBS의 사장 교체 없이 KBS의 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이 KBS의 장래와 KBS 구성원은 물론 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길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지침을 받고 물러나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길환영 사장은 안행부 고위간부가 사진촬영 때문에 사직을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쉬쉬하면서 증거사진을 없애고, 또 사실 자체를 덮으려 한 그 자체만으로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자격 상실이다. 


지금 당장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찾아가서 사죄하고 사퇴하기 바란다.



2014년 5월 27일

새정치민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