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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소리 없이 강한 콘셉트로 ‘서울 수성’ 나선다

몽유도원 2014. 5. 13. 14:02



박원순, 소리 없이 강한 콘셉트로 ‘서울 수성’ 나선다

최신형 기자(tlsgud80@ajunews.com)| 등록 : 2014-05-12 10:57| 수정 : 2014-05-12 18:01

아주경제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천명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조용한 선거를 제안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박 시장의 이 같은 ‘정중동 전략’이 수도권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예방하기 직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지금 애도 분위기에 맞게 작고 조용한 선거를 제안한다”며 “과거와 결별한 새로운 선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초반부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이 기막힌 사고 앞에 국민들은 비통한 심정으로 대한민국의 근본을 묻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물음에 대답해야 하고 사회의 기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유세차 없는 선거 △요란하게 세 과시하지 않는 선거 △돈 안 드는 선거 △네거티브 없는 선거 등을 제안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로키 전략은 세월호 참사로 전국적인 애도정국이 한창인 가운데 시민들의 감성을 파고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선거 막판까지 네거티브를 전개한 정몽준·김황식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의도도 낮은 행보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그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날에 국회를 전격 방문한 것은 정부여당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희석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조용하지만 강한 이미지로 서울 수성에 나섰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시끌벅적한 유세차량 없애고, 사람 동원해 세 과시하는 선거운동은 하지 않겠다”며 “선거비용은 확 줄이고 시민들의 참여와 봉사로 이뤄진 가장 작은 선거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시민들께 큰소리로 외쳐 저를 알리기보다는 작은 소리로 골목골목을 누비며 위로와 공감을 나눌 것”이라며 “(시민들의) 손을 잡고 경청하며 소통하고 현장의 이야기 속에서 정책을 세우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안전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공약을 공동으로 발표하자”면서 “이 제안에 대해 선출될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긍정적인 답변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박 시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나 선거 전략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시장은 “(당이) 공천해줘서 고맙다”고 전하자, 김 대표는 “박 시장이 최고위원들께 인사하러 오셨답니다”라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늘이 처음 공천 받으신 거잖아요”라고 말을 건넸다. 박 시장은 “지난번(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에 같이 나왔죠”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그때 많이 도와주셨다”라며 “반값등록금(공약)은 박영선 대표가 주셨다”며 “여기 정말 주역이 다 계시다”고 대화를 이끌어갔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조용한 선거 전략과 관련, “오늘 정론관에서 말한 건 선거를 겸허하게 치르자는 것”이라며 “유세차 없애고, 선거 조직을 간소하게 하는 등 자원봉사자와 시민 중심으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서울시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범이 될 거 같다”고 박 시장을 치켜세웠다. 


한편 박 시장은 오는 15일께 후보등록을 한 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인근에 선거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박 시장의 선거캠프는 임종석 전 의원이 총괄하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진성준 의원이 박 시장의 입 역할을 한다.

최신형 기자tlsgud8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