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느닷없는 한일정상회담 분위기,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모독

몽유도원 2014. 3. 18. 21:08


느닷없는 한일정상회담 분위기,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모독이다.

 

- 홍성규 대변인

- 17:30 국회 정론관 

 

갑자기 한일 양국에서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오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조심스레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지난 14일 일본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 계승을 언급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다행'이라고 평가했고 일본 정부의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이 17일 '환영한다'고 받았다. 그리고 같은 17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조건이 충족된다면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대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숨가쁜 이 상황은 지난 12일 한일 차관급회담에서 시작된 듯하다. 관계개선을 위한 조건들이 논의되었고 그에 따른 조치들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한마디로 턱도 없는 소리,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대체 무엇이 진전되고 해결되었다고 청와대 대변인까지 나서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한단 말인가.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국민의 의중을 떠보는 작태부터 즉각 걷어치울 것을 경고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한국 여성은 거짓말만 한다, 인종이 다르다"는 일본 중의원의 발언이 불과 열흘 전 일이다. 역사왜곡 차원을 넘어 살아계신 할머니들에 대한 인격적 살인으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범죄였다.

 

마지못해 고노담화 계승을 언급한 아베 총리의 이전 발언은 과연 이것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

 

이 모든 상황의 배후에 미국이 있음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동북아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어떻게든 한일 양국의 관계정상화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북아 불안정의 가장 큰 책임이야말로 미국이 져야 하지 않나? 2차대전 후 유럽과 동북아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같은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의 행보도 정반대였다. 어떠한 반성과 사죄 없이 지금껏 이어져온 일본의 뻔뻔한 행태는 미국의 묵인과 방조,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더니 이제 다시 미국의 패권전략에 따라 억지로 일시적인 봉합을 강요하고 있다. 청와대조차 최소한의 조건으로 내건 진정성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언제든 반드시 터지고야 말 그야말로 억지봉합이다.

 

등 떠밀려 진행되는 한일정상회담을 반대한다.

 

지난 1965년 박정희 군사독재가 들어서자마자 결국 비상계엄령까지 선포하며 체결한 한일협정의 후과는 지금도 지독하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러 박근혜 대통령은 똑같이 그 전철을 밟으려고 하는가?

 

복잡한 문제일수록 원칙적으로 풀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은 벌써부터 배알도 없는 정권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음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14년 3월 18일

통합진보당 홍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