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국민의 입을 막지 말라. 구속자를 석방하라 - 세월호 참사 관련 기습시위 대학생 구속 관련

몽유도원 2014. 5. 29. 20:36



국민의 입을 막지 말라. 구속자를 석방하라

  

지난 22일 정부청사에 “세월호 유가족 요구 수용”, “내각 총사퇴”, “김기춘 해임”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던 대학생이 구속적부심마저 기각되어 끝내 감옥에 가게 됐다고 한다. 맨 몸으로 피켓 하나 들고 구호를 외쳤을 뿐인데 강제연행도 모자라 구속까지 시키다니 이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최근 집회가 많은데 다들 묵비권을 행사하여 주동자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권에 반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막기 위해서라면 법으로 보장된 진술거부권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인가. 최근 집회가 많은 것은 주동자를 찾아 처벌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권력으로 국민의 입을 막으려한다면 오히려 감옥이 시위대로 넘쳐나게 될 뿐이다.

  

또 지난 24일에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에 참석했던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전국공무원노조의 공무원U신문 기자에게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영장청구서에서 유기수 사무총장이 ‘잦은 출장을 다닌다’며 주거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구속 사유로 제시했다고 한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세월호 참사 후 번져나가는 촛불을 끄기 위한 부당한 정치탄압이다.

  

최근 세월호 정국에서 정권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을 과잉 동원하는 상황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능한 정부 때문에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경찰이 사찰하지를 않나, 촛불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도하던 시위대를 강제연행하며 18살 고등학생을 연행하지를 않나, 경찰이 심각하게 이성을 잃은 모습들이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의 요구를 수용하라며 시위하는 대학생들을 진압하는 현장에 경찰이 K-1 소총을 소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군사독재시절로 되돌아간 듯 한 공포가 느껴진다.

  

공권력으로는 국민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다. 

탄압이 거세질수록 저항이 더욱 커져 결국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해 온 것이 지난 역사의 교훈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불명예로 권좌를 내려놓아야 했던 독재자들의 최후를 기억하길 바란다. 구속자들을 하루 속히 석방하라.

  

2014년 5월 29일(목)

통합진보당 대변인 김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