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야 할 것은 오바마의 말이 아닌 국민의 분노

몽유도원 2014. 4. 26. 16:09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야 할 것은 오바마의 말이 아니라 국민의 분노이다

 

- 국회 정론관, 11:50

- 김재연 대변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 방한한다.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와중에 미국의 잇속을 챙기러 온다는 것이 반갑지 않다. 

 

오바마가 한국에서 얻고자 하는 것들은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높다. 앞서 일본 순방에서 오바마는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했다. 이제 한국 정부에 한일 군사동맹 참가를 관철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완성하려 들 것이다. 중국을 적대시하고 일본의 선봉대가 되라는 강요와 다름없다. 

미사일 디펜스(이하 MD) 참여 요구는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의 일환이다. 북한 위협을 빌미삼아 구축되는 MD는 실효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북 대응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한반도 MD의 본질은 미국이 한반도를 중국, 러시아 견제의 최전방 기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최전방 기지가 된 한반도는 평화로울 날이 없을 것이다. 

오바마는 또한 한미FTA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TPP까지 들이밀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에 TPP까지 받아들이면 한국 경제를 기다리는 건 파산선고 뿐이다. 무분별한 규제철폐와 미국식 구조조정이 서민의 삶을 목조르고 기초적인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는 IMF 이후 지난 20여년 간을 지배하며 온갖 비극을 불러 온 미국식 경제질서와 가치를 계속 유지 강화하라는 강요이다.

 

초상집에 찾아와 제 잇속 챙기겠다는 미국 대통령이 우방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예의를 안다면 조용히 돌아가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해둔다. 

집안에 초상이 나면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국가적 재난을 책임져야할 대통령이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국빈접대행사라니, 물속에서 울부짖는 아이들과 가족들은 안중에도 없는가. 사고 열흘째, 주말 기상악화까지 예상되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의 심장은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기 잇속 챙기러 오는 사람 접대할 겨를이 있는가. 맨 발로 걸어서라도 청와대로 가겠다던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 병력에 막혀 주저앉아 울어야 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야 할 것은 미국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이고 국민의 분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사죄부터 하라.

 

 

2014년 4월 25일

통합진보당 김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