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불복 아니다” 전병헌 발언에 시민들 야유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문화제, 전국 10만명 모여… “시민의 힘으로 원판김세 끌어내자”
입력 : 2013-08-10 22:19:12 노출 : 2013.08.10 22:19:12
이아인 기자 | banhoo@mediatoday.co.kr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며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국민들의 6번째 촛불이 전국에서 타올랐다. 시민 5만명(경찰 추산 1만 6천명)이 모인 서울광장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 등 야당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가운데 전병헌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무대에 올라 새누리당과 정부에게 “국민 민심의 요구는 단호하고 명쾌하다. 선거결과를 바꾸자는 건 아니니까 쫄지 말라”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정원을 개혁하고, 재발방지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무대 밑에 있던 시민들 다수가 “(민주당) 똑바로 해라” “내려가라”등의 말과 함께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행중인 국정조사 결과의 한계를 규정짓는 발언을 민주당 원내대표가 할 자격이 있느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10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6차 국정원 대선개입규탄 촛불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이 '민주주의'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쏟아지는 야유 속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권영세, 김무성은 뒤에 숨어서 나오지 않으려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자”며 “이명박‧원세훈 국정원보다 박근혜‧남재준의 국정원이 더 무서워 질 수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고 드린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 야당 국회의원들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10일 열린 6차대국민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사진=이아인 기자
뒤이어 발언대에 오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지금 ‘야권이 과격파에 끌려가면 불리하다’, ‘종북의심을 받는 세력과 손잡으면 위험하다’고 다시 모략극을 시작했다”며 “수구세력이 댓글로 정권을 차지할 수 있던 이유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사람들 사이에 불온‧과격 딱지를 붙여 높으면 스스로 무너져 내릴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금은 저들이 촛불바다를 갈라놓고 위기를 탈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첫째 국정원은 그 누구도 아닌 박근혜 후보를 도왔기 때문”, “둘째 국정원이란 권력기관의 책임자는 박대통령이기 때문”, “셋째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개혁할 수 있는 자가 바로 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집회에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참가해 경찰을 비판한 후 국민들과 약속한 노래를 선보였다. 표 전 교수는 “경찰은 경찰다워야 한다. 경찰관이 범죄 혐의를 잡으면 마치 사냥개처럼 쫓아가 진돗개처럼 물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난 겨울 12월11일 날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도 우리 경찰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그 이후 4개월 간 수사 기간 동안에도 역시 아무 것도 못했다”며 “그 기간 동안 우리 경찰은 범죄자들이 남긴 증거를 인멸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들의 범죄 혐의를 발견했음에도 ‘전혀 범죄 증거가 없다’고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발언이 끝난 후 표 전 교수는 장현철의 <걸어서 하늘까지>를 열창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 10일 열린 6차대국민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재치있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아인 기자
무대에 올라 환호를 받은 사람이 또 있었다. 지난 8일 언론인 2000여명과 함께 시국선언을 했던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우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국정원 민주주의 침탈 사건에 중요한 공범으로 대한민국의 언론이 있다”며 “지금 언론은 정권과 그 하수인인 언론사 간부와 경영진에 의해 완벽하게 입과 손, 발이 묶여져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지금 여러분이 보시는 것처럼 수많은 언론노동자들이 취재하는데도 보도가 안되거나 축소‧왜곡보도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언론개혁을 약속받았으나 대통령이 된 이후에 무시하고 양심적인 언론인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6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언론노조의 깃발.
이치열 기자 truth710@
▲ 10일 열린 6차대국민촛불집회에 시민들이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아인 기자
6차촛불집회를 주최한 시국회의는 “서울 뿐 아니라 부산·대전·대구·울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 참석자까지 합하면 모두 10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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