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민주당 민평련 “진보당 정당해산 제소는 구시대적 매카시즘 부활”

몽유도원 2013. 11. 13. 13:44




민평련 “진보당 정당해산 제소는 구시대적 매카시즘 부활”

"언제 칼날이 민주당으로 향할지 모른다는 위급한 판단에 나서"

최지현 기자 cjh@vop.co.kr 기자 SNShttp://www.facebook.com/newsvop


민주당 민평련,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 규탄

민주당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주당 내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보의 의원 등으로 구성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13일 정부의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청구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정치보복이고 구시대적인 매카시즘의 부활"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민평련 소속 국회의원만 20여 명에 달해 당 안팎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최규성, 인재근, 노영민, 진성준 의원 등 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평련은 "현대민주주의는 대의제라는 틀로 짜여져 있으며, 대의제는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작동된다"며 "그래서 우리 헌법은 누구든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는 정당에 그 운영에 필요한 자금의 지원 근거까지 두면서 국가에 정당을 보호할 의부를 부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해산을 제소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제소는 박근혜 정권의 정치보복이고 구시대적인 매카시즘의 부활"이라며 "백번을 양보해도 정당차원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한 범죄행위가 법원에서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평련은 또 "헌정질서를 유린한 군과 관의 조직적 선거개입은 권력에 의해 노골적으로 은폐되고 엄호되고 있으며, 사회곳곳에서 과거 유신체제의 굴종의 삶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교조 법외 노조화, 전공노 압수수색, 시민단체 강제해산 법추진 등 나라가 온통 살벌한 전쟁터로 변했으며 바야흐로 신공안시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평련은 "민생의 근원인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박근혜 정부에게 전적으로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평련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18일 국회시정연설에 앞서 군과 관의 전방위적 정치개입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평련은 마지막으로 마틴 니묄러의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라는 시를 제시하며 침묵하지 않고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당이 제대로 존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오직 국민의 심판으로만 가능하다. 선거에서 득표율이 3%를 넘지 않으면 자동 해산된다"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법적 절차로 갖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민주주의 기본 질서와 근가 흔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민평련이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희 의원은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행정적인 절차 밟아서 하는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면서 "언제 칼날이 민주당으로 향할지 모른다는 위급한 판단으로 저희가 이렇게 나섰다"고 밝혔다. 


노영민 의원은 "더 일찍 발표해야 했지만 국정감사 기간이었기 때문에 민평련이 회의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진보당에 대한 해산 청구를 한 이후 어제 첫 모임을 열었다"면서 "진보당과 우리가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침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노 의원은 "정치권에서 정당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매주 화요일 마다 회의를 갖는 민평련은 전날(12일) 10여 명의 의원이 모인 가운데 만장일치로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