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몽유도원 2014. 1. 6. 15:01

- 1월 6일 13:30, 국회 정론관

- 홍성규 대변인

 


그나마 한 오라기 기대의 끈은 놓지 않았던 우리 국민들이 또 속았다. 오늘 신년기자회견을 지켜본 국민들은 과연 지난 2013년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살아왔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수많은 실망과 분노로 가득 찼던 지난 2013년, 취임 첫 해를 상징하는 말이 바로 '불통'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등 떠밀려 억지로 기자들 앞에 선 대통령은 여전히 소통의 의지가 전혀 없음을 선언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자랑스러운 불통'을 당당하게 선포한 것을 넘어 박근혜 정권의 인식수준이 40년 전 유신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 또한 확인시켜주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그깟 민주주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 지난 독재정권의 논리였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은 그렇게 20년을 버텼다. 1972년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내놓고 바로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체제를 선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로부터 40년도 더 지나서 박근혜 정권은 똑같은 논리를 들이밀었다. 지난 1년 내내 민주주의의 촛불을 밝혔던 국민들 앞에 어렵사리 나와서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경제혁신 3개년계획'에 할애했다. 한마디로 배부르게 해줄테니 민주주의 얘기는 그만하라는 것이다.

 

배는 불려주겠다는 그 약속도 신뢰가 가지 않을 뿐더러 그것으로 민주주의의 요구를 막아보겠다는 발상 자체야말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국민들은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 유신독재에 살고 있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처음으로 동문서답식 기자회견을 진행한 오늘 오후 2시, 새해 처음으로 '정권퇴진 시국미사'가 열린다.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실현 사제연대와 정의구현사제단 수원교구가 준비하여 화성시 기산성당에서 봉헌한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선거와 총체적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남이 옳습니다."

 

오늘 시국미사 성명의 첫머리다.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듣고 답해야 할 국민들의 목소리다.

 

2014년 1월 6일

통합진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