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중간조사발표, 국민무시 막장드라마 수준
□ 일시: 2013년 12월 19일 오후 2시 55분
□ 장소: 국회 정론관
■ 국방부 중간조사발표, 국민무시 막장드라마 수준의 축소은폐 부실수사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새누리당에서 무슨 문제만 생기면 꼬리 자르듯이 다 잘라내서 제가 기자여러분께 드렸던 말씀 중에 하나가 “새누리당 당사 앞에 꼬리곰탕집을 차려도 될 지경으로 꼬리가 널려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대선이 1년이 지나고도 새누리당의 꼬리 자르기 습성은 여전하다.
청와대에서 국민에 대한 불법 사찰 핵심관계자 꼬리 자르기 하더니 오늘 국방부가 또 한 번의 꼬리자르기를 국민 앞에 선보였다.
사실 저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2014년, 국민을 개탄케 했던 단어’ 1위로 윤창중의 'grab(움켜쥐다)'을 선정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국방부 조사결과를 듣고 “과도한 지시”라는 새로운 조어가 1위를 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부지시에 따른 계획적 범죄행위였다는 진실을 말하지도 못하고, 밑에서 알아서 한 것이라고 잡아떼지도 못하는 불쌍한 국방부 조사본부가 찾아낸 창조적 해법이 “과도한 지시”라는 표현에 담겼다.
조직적 대선개입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서 국방부가 얼마나 만지작거리고 고심했는지가 드러나는 표현인 것은 알겠으나 국민을 너무 무시하는 행위다.
창조경제의 실체는 아직 파악 못했지만 진실은폐의 창조적 발상이 번득거리는 정부다.
수사는 최악의 부실수사를 하고, 발표는 ‘개콘’ 수준으로 해놓고, 국민보고 믿으라는 소리를 하고 있다. 개콘은 스토리의 앞뒤라도 맞지만 오늘 수사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대에서, 매일매일 밥 먹는 사람 숫자가 얼마인지 식수인원까지 보고해야 하는 군대에서, 국방부장관과 사령관도 모르게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는 발표를 덮어놓고 믿으라는 말인가.
몸통은커녕 깃털도 아닌 솜털 깎는 수준의 해도 해도 너무하고, 비겁하고 의도적인 부실수사다.
국방부의 중간조사 발표는 수사 받을 사람이 수사를 지휘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잘 보여주는 한편의 막장드라마로 특검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3류 수사결과이다.
만에 하나 오늘 중간수사 발표를 믿는다 하더라도 김관진 국방장관 사퇴는 불가피하다.
스스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군의 중요부서이자 “북한의 선전선동을 차단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는 군사이버사령부가 국방장관 지휘 없이 움직였다면 어느 국민이 그 말을 믿겠나?
만일 이런 엄청난 일이 국방부 장관의 명령 없이 있었다면 그런 무능한 장관을 어떻게 믿고 우리 국민들이 군대를 그에게 맡길 수 있겠나?
사건에 대한 문책이든 무능에 대한 질책이든 김관진 국방장관의 사퇴와 수사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고, 군의 셀프수사가 아닌 특검도입의 필요성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일이 됐다.
국민기만 그만두고 김관진 국방장관은 사퇴해야 마땅하고, 특검도입으로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수사해야 마땅하다.
2013년 12월 19일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