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은 '바라:축복'
게시 시간: 2013. 09. 4.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 동안 열리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은 부탄의 저명한 승려이자 감독인 키엔체 노르부가 연출한 '바라:축복'으로 결정됐다. 부탄 영화가 개·폐막작에 이름을 올린 것은 BIFF 사상 처음이다. 폐막작은 2011년 아시아영화펀드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았던 김동현 감독의 '만찬'이다.
BIFF 조직위원회는 3일 오전 10시 부산시청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제18회 BIFF 개·폐막작과 주요 상영 일정, 초청 인사 등을 공개했다.
부탄의 유명한 승려
키엔체 노르부 감독 작품
폐막작, 한국영화 '만찬'
10월 3~12일 열흘간 개최
개막작인 '바라:축복'은 힌두 신에게 자신을 바친 사원의 무희 릴라가 조각가를 꿈꾸는 하층계급 청년 샴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어머니와 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에서 릴라가 추는 인도 남부의 전통춤 바라타나티암은 릴라에겐 구도의 춤이며, 샴에겐 자신이 꼭 조각하고 싶었던 아름다운 여신상의 모델이다. 계급을 초월해 모두에게 평등한 바라타나티암을 통해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동시에 표현한 매우 특별한 영화로 평가받았다. 1961년에 태어나 열일곱 살에 19세기 위대한 종교 지도자 잠양 키엔체 왕포의 환생임을 인정받은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세 번째 장편 극영화다.
폐막작 '만찬'은 이혼 후 아들을 홀로 키우는 여동생, 대리운전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남동생,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가 미안한 노부모가 겪는 가족의 불행과 불운을 다룬 영화다. 대리운전을 하던 남동생이 불의의 사고에 휘말리고, 평소 몸이 불편했던 여동생이 갑자기 죽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잇따라 닥친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간절했으나 사소한 실수와 우연의 악순환, 몸과 마음의 나약함, 잘못된 선택이 겹치며 불행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냉정한 시선을 잃지 않는 감독의 의도는 오히려 관객들의 가슴을 더 아리게 하는데, 가족 멜로드라마의 새로운 고전이라 평할 만하다. '상어' '처음 만난 사람들'에 이은 김동현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한편 조직위는 올해 상영작이 지난해(304편)와 비슷한 수준인 301편이며,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95편(장편 69편, 단편 26편), 제작 국가를 제외한 해외에서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42편(장편 40편, 단편 2편)이라고 밝혔다. 올해 개막식 사회자로는 홍콩 영화배우 궈부청(郭富城)이 초청돼 영화배우 강수연과 함께 개막식을 이끈다. 지난해 중국 영화배우 탕웨이가 첫 외국인 사회자로 무대에 선 데 이어 두 번째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