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할 때 큰 범죄 걸고 공안정국, 기소는 가벼운 혐의로”, 국가보안법 수사 트렌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 국가보안법 수사 트렌드
“압수할 때 큰 범죄 걸어 공안정국, 기소는 가벼운 혐의로”
김용욱 기자 2013.08.28 18:31
국가정보원이 28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한데 대해 국가보안법 수사의 트렌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국민적 충격을 줄 만한 혐의를 영장에 적시해 언론을 집중시키고 공안정국을 형성한 후, 정작 이슈가 잠잠해지는 시기인 실제 기소 단계에선 작은 혐의만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주민 민변 사무차장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왕재산 사건을 봐도 압수수색을 할 때는 이적단체 구성죄가 들어가는 식의 요란을 떨고 정작 기소할 때는 그런 혐의는 빼고 찬양고무나 개별적 간첩사건 식으로 구성한다”며 “압수할 때는 큰 범죄를 내걸지만 처벌되거나 기소하는 범죄는 작다.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이석기 의원 압수수색도 내란음모죄를 걸었지만 실제 기소될 때는 아주 가벼운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차장은 “내란이 쉽게 성립되는 죄는 아니다. 기소 단계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혐의가 탈락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덧붙였다.
이상규 의원도 “(혐의 내용에)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 조직구성 혐의가 없이 내란 음모 혐의 적용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저쪽(국정원)은 몇 가지 사실을 적시해 혐의점으로 주장할 텐데 법리상으로 상당히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철 전 진보신당(노동당) 부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정공방으로 간다면 내란관련 내용은 빠지고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정도로 슬그머니 둔갑할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며 “궁지에 몰린 국정원이 벌이는 생존투쟁에 다름 아니다”고 밝혔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내란이라는 말 자체가 2013년에 등장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며 “통합진보당은 원내정당이고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냈던 정당이다. 이 정당에 대한 내란죄라는 혐의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실제 일부 보수 언론들이 이석기 의원의 내란 혐의를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정원발 자극적인 내용으로 도배하고 SNS에서 재생산되고 있어 통합진보당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채널A 등은 이 의원이 파출소나 무기저장소, 통신시설 등을 습격하는 등의 준비를 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종편방송들과 일부 보수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로 색깔론 종북몰이 방송을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엉터리 피의사실마저 버젓이 내보내는 지경”이라며 “언론이기를 포기한 노골적인 마녀사냥을 즉시 중단하지 않는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