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죽음의 노무 관리, KT 사유화' 이석채는 국감 증인 출석 각오하라

몽유도원 2013. 8. 27. 13:29

KT 회장 이석채가 어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석채는 “기업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KT가 어떤 기업인가. 한 때는 ‘국민의 기업’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살인적 노무 관리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여덟 명의 KT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과로사 등까지 합하면 일주일에 한 명 꼴로 전․현직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다. 그 장본인이 다름 아닌 이석채다. 이석채가 KT 회장으로 온 뒤 인력퇴출 프로그램과 성과연봉제 등을 도입하면서, KT그룹에선 2009년 34명, 2010년 41명, 2011년 43명, 2012년 56명이 숨지는 등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KT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 지난 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한 이석채의 인사 전횡은 그 끝을 모를 정도로 계속되고 있다.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저격수’로 불렸던 인물을 KT 부사장으로 영입하더니, 김기섭, 오정소, 임경묵 등 과거 각종 불법 행위에 연루됐던 안기부 출신 인사들까지 KT 자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나아가, 이석채의 사촌 동생인 이석조 전 케냐 대사를 KT렌탈의 경영고문으로 위촉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촌 동생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마치 양파 껍질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인사 전횡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조차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공개적으로 나오겠는가.


‘죽음의 노무 관리’, ‘KT 사유화’의 주범 이석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말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 KT가 ‘기업의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길’은 이석채가 퇴진하는 것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이석채를 반드시 증인으로 세울 것이다. 앞서 KT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와 비씨카드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주당 한명숙 의원실과 함께 노사 공동 합의를 이뤘다. ‘KT에서 파견한 노무담당자를 KT로 복귀시키고, 임단협을 포함한 노사간의 협상에 성실히 임하며 노사 간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동안 스카이라이프의 노조 간부, 핵심 조합원에 대한 보복성 지방 발령 인사가 끊이지 않았고, 스카이라이프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고집하면서 임금 교섭도 1년 가까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비씨카드에서도 KT 윤리경영실 출신 인물이 감사실장으로 오는가 하면, 사측의 노조위원장 밀착 감시, 새 인사제도 도입을 위한 노조 조합원들 회유․협박 등 민주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비상식적 전횡이 자행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이석채를 국감 증인으로 세워 지난해 노사 합의 불이행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 스카이라이프와 비씨카드를 포함해 KT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의 기업’을 ‘반(反)사회적 기업’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함께 물을 것이다. 이를 위한 선행 작업으로 KT 사유화와 살인적 노무 관리 실태를 낱낱이 밝히기 위한 국회 대토론회를 여러 의원과 함께 개최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에도 경고한다. 우리는 지난 21일 민주당 대변인이 “정치권도 더 이상 이석채 회장 문제를 두고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한 사실을 기억한다. 만약 이석채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의원이 있다면 KT의 반(反)사회적 행태에 동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모든 언론 노동자 및 사무금융 노동자와 함께 규탄 투쟁을 벌일 것이다. 이석채가 퇴진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천명한다.


2013년 8월 27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