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숙의 3분칼럼'외세'가 들어서 성사된 개성공단 재개
그러나 과연 이것을 무작정 더 좋아진 것으로만 볼 것인가는 의문입니다. 사실 개성공단, 남북협력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개방하는만큼의 수익은 북한말고는 한국만이 누리고 있었습니다. 북한과의 커다란 임금 격차를 이용해서 아주 적은 임금을 주고도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다른 나라에도 보장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보장하는 대신 임금 노무 보험이 국제수준으로 높아진다니 사실 북한에는 좋아진 것이지만 한국기업은 북한에 보장해줘야 할 것이 더 많아졌습니다. 상시화가 되는 대신 들어가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 공단도 외국기업과 나눠써야 합니다. 남한만의 몫이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동남아나 중국으로 옮기는 것보다는 물류에서도 비용에서도 나았던 북한이 얼마나 더 나을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지요.
일단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다른 나라로 중국이 먼저 거론됩니다. 중국은 이번 협상의 중재자로도 등장했습니다. 개성공단 재개 합의에 뜨악했던 북한이 중국의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지난달 25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난 다음부터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남과 북끼리 화합할 수 있었던 것을 중국의 중재로 화합이 됐다면 이게 과연 좋은 일입니까?
1945년 해방이 됐습니다. 일본 식민지배를 벗어나 곧바로 독립할 것이라는 기대는 소련군이 북한에, 미군이 남한에 들어오면서 사라졌습니다. 48년 8월에 남쪽에 대한민국 정부가, 9월에 북쪽에 김일성 정부가 들어섰지만 외세에 의한 정부 수립은 남과 북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만을 안겼습니다. 저는 광복절인 오늘, 개성공단 재개에 북한과 남한이 합의하는 형태로 되었으나 속내에는 중국이 들어서야 타협이 이뤄진 이 양상이 매우 불편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진보언론조차 무조건 좋게만 보도하는 태도는 더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