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진주의료원 폐업도 모자라 언론마저 탄압하는 지사는 더 이상 도지사 자격이 없다

몽유도원 2013. 7. 18. 21:09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한 한겨레신문, 부산일보 기자를 상대로 각각 1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홍준표 지사의 국정조사 피하기 꼼수’라는 제목의 기자칼럼과 ‘3개 대학병원에 진주의료원 위탁을 의뢰했었지만 노조 때문에 거절당했다는 홍 지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보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진주의료원 폐업도 모자라, 언론에까지 재갈을 물리려는 파렴치한 행태이다.


홍준표 지사의 이번 소송은 매우 악의적이다. 홍 지사는 언론사가 아닌 기자 개인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냈고, 더욱이 정정보도 요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같은 1차 구제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입 기자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기자 개인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거꾸로, 그만큼 구린 구석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홍준표 지사가 ‘상식 이하의 언론관’을 보여준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경남도청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홍 지사는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시비를 거는 데는 답변하지 않겠다”, “마음대로 쓸 거니까 대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일이 빈번했다. “출입 기자가 자신과의 만찬 대화록을 녹취해 야당 도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기자들을 ‘범죄자’로 칭하기도 했고, 특정 신문과 방송에 대한 인터뷰를 금지하라는 지시가 담긴 공무원의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나아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에는 “KBS 정연주 사장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PD수첩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 ‘언론탄압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 정도면 언론 혐오증 환자에 가깝다.


지역 주민들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당연히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쇄와 같은 중대한 사업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언론을 통해 주민을 설득하고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 무엇이 그렇게 두렵단 말인가. 그렇게 두려우면 하지 말았어야 옳다. 홍준표 지사는 더 이상 도지사 자격이 없다. 경남도민을 위해서라도 당장 사퇴하라.


2013년 7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